가족목장
목회자로서 최근에 가장 울림이 되었던 메시지는 ‘목회에 올인하지 말고, 주님에게 올인하라’는 말이었습니다. 가정교회이든, 일반교회이든, 하나님을 사모하며 달려오신 선배목사님들의 하나같이 동일한 고백이었습니다. 자신이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것은, 이전까지 목회라는 이름하에 사역은 잘(?) 되고 성장했는데, 정작 자신은 주님과 멀어졌고 주님이 빠져버린 사역만 남았다는 것이죠. 그런 자신을 보고 사역보다 주님과 친밀함에 더 우선순위로 방향을 조정하니 지금까지 올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성공과 성과에 집중되어서 계속 가던 많은 분들에게 남은 것은 영적 공허함과 주님과 상관없는 자신만 남았다는 것이죠. 그 부작용으로 목회의 마지막에 이런 저런 불협음이 나오고 끝이 너무 아쉬운 그런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분들의 공통적인 고백을 들으면서, ‘일 중심’의 성향인 저를 다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사역을 성공해야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에게 성공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이죠. 그래서 저 나름대로 하나님과 친밀함을 회복하기 위해서 몸부림 친 것이, 아침묵상, 그리고 저녁에 예수동행일기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공동체의 성도라면, 아침은 말씀으로 시작하고, 마무리는 감사나눔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그런 훈련과 습관을 가지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동행일기는 감사나눔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성도들은 동행일기보다 처음에는 감사나눔으로 같이 주님을 바라보는 연습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목장은 목장대로, 목자는 목자들끼리 감사나눔을 하면서 매순간 주님을 바라보고 집중하는 연습이 습관이 될때, 습관이 영성이 되고, ‘사건이 생겼을때 영성? 이벤트가 생겼을때 영성?’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영성 ‘으로 크지는 않지만 잔잔한 능력을 가진 성숙한 그리스도인, 감사와 기쁨과 평강이 일상인 그리스도인으로 우리를 변화시켜갈 것을 기대합니다.
저의 개인영성을 이렇게 만들어가다보니, 또 한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가족’입니다. 사역중심으로 생활하다보니, 가족간에 대화할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과 만남을 조율하기가 싶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주로 저녁에 삶공부나 모임들이 있는데, 가족들을 만나는 시간은 저녁입니다. 그러니, 가족안에 아빠만 빠져있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세겹줄기간동안 기도하면서 가족끼리 모여서 목장을 하는 ‘가족목장’의 시간으로 저녁중에 한 날을 정하려고 합니다. 사역이 집중되어 있는 주일은 저로 인해서 가족들이 모이기 가장 힘든 날일 것입니다. 그러면 주중의 한날인데, 주중에는 다 삶공부와 목장탐방의 일정들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역과 가족모임과 충돌이 생깁니다. 한날, 아내와 이야기하다가 저의 시간에 가족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되는 한 날을 제가 조정해야 모두가 만날수 있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사실, 가족목장을 시도하려고 한지는 수년이 흘렀습니다. 이런 저런 사역이라는 이유로 가족이 밀려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시간이 날때를 기다린다면 아마 그 시간은 오지 않을 것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겹줄 기간에 기도하면서 요일을 정하려고 합니다. 가족들의 시간이 되는 요일은 주로 화요일,수요일,목요일중의 한날이더라구요. 저로서는 ‘가족’ 때문에 ‘교회사역’ 이 밀려난다는 것은 생각할수 없었던 옵션이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사역을 정리하시면서 ‘가정이 살아야 목회가 살고, 목회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것을 조언해주던 선배님들의 공통적인 고백을 들으면서 저 나름의 결단의 타이밍이 온 것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겹줄 기간동안 기도하고 가족목장을 위해서 요일이 정리가 되면, 리더십들에게 먼저 말씀을 드리고 동의를 구하려고 합니다. 교회적으로는 삶공부의 날짜가 조정되거나, 하지 못하거나, 줄어들어야 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합니다. 저로서는 큰 결단입니다. 이런 목회자의 고민을 나눠드리면서, 추후에 정리하는 사항에 대해서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삶공부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자목녀(부)들이 삶공부 강사로 섬겨주시면 이런 어려움은 정리가 됩니다. 이번 기회에 저희 교회도 점점 삶공부 강사로 목자목녀(부)안에서 세워지도록 방향을 잡고 가야할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