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모임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멍하니 서울 거리를 보았습니다. 그럴 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여기 왜 있지?” “내가 뭐하러 왔지?” 이런 생각으로 추운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시드니로 금방이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이 왜 나를 여기로 보내셨지?”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내’가 행동과 생각의 주체가 되면 포기와 답답함이지만, ‘하나님’을 행동과 생각의 주체로 삼고, 나를 객체화시키면 소망이 생깁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 무엇을’ 이라는 내용들에 대해서 막연한 기대감이 생깁니다.
그런 마음으로 모임장소로 갔는데, 선교사님과 말씀공부를 하고 있는 한 형제랑 ‘서울숲 공원’을 거닐면서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말씀공부를 하기 전과 과정과 이후 삶의 변화에 대해서 나누어 줍니다. 고민과 염려로 가득차 있던 자신에게 어떻게 기대감과 확신으로 바뀌었는지도 들었습니다. 복음이 한 청년에게 스며들면서 어떻게 복음의 능력이 되고, 자신의 삶에서 누려지는지를 듣게 하셨습니다. “내가 왜?”가 아니라, “하나님이 왜 나를 여기에 오게 하셨을까?”로 기대감을 가지니, 복음의 여정을 가고 있는 한 신앙인의 고백을 듣게 하신 것이죠.
우리가 일상을 살아갈 때 종종 이런 생각들이 밀려오면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지?”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이 생각에 빠져들면 점점 함몰되어서 낙심과 무기력 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왜 이것을 하도록 허락하셨을까?””하나님이 왜 이런 기간을 경험하게 하시고, 기다리고 계실까?” 이런 생각이 들면 점점 내 안에 기대감과 소망이 생깁니다. 왜요?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서는 소망이 없지만, “하나님이 하시면…”하면서 하나님에게 시선을 옮긴 결과입니다.
남은 한국일정동안 “하나님이 나를 왜 이곳으로 보내셨을까?”라는 소망을 가집니다. 그럴때 여러 만남을 통해서 들려주시고 보여주시는 음성들이 기대가 됩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숨겨둔 선물들을 펼치시는 것들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