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한국 일정을 돌아보면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여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람과 역사’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다른 때는 목적을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좋은 만남, 준비하신 만남을 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그 만남들을 연결시켜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사람은 흔적을 남기고, 흔적은 개인의 역사라는 이름으로 정리가 됩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기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자기 역사’라고 하지만, 신앙인에게는 인생은 ‘자기 역사’라기보다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돌아보면,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열심과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것을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님과 배우자의 가정 역사를 들어보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정리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목장 식구들의 살아온 배경을 나누는 것은 목장 식구들과 더 친밀해지는 좋은 방법입니다. 아직 그런 나눔이 없었다면, 꼭 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역사’라는 단어에서 ‘역’은 ‘거져온다, 경과하다’라는 뜻이고, ‘사’는 활쏘는 사람 옆에서 적중한 수를 계산하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역사’는 지나온 과거의 사건이나 일을 계수하고 정리하는 것을 말하겠죠. 영어로는 History,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번 만남을 통해서 그들의 역사를 보았습니다. 20년, 30년만의 만남이었지만, 하나님은 그들 각자 각자의 삶을 인도해 오셨습니다. 세상적으로는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있고, 자녀들이 잘된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이 그들을 여기까지 인도 하셨다는 것, 그리고, 잘되고 못되고가 아니라,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로 고백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 세상은 잘되면 자기 자랑으로, 못되면 자기 연민과 실패로 좌절하지만, 신앙인인 우리는 하나님이 인도하셨음을 고백하기에 내 자랑도 내 좌절도 아닌, 하나님을 인정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높고 낮음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충성이고, 쌓아감이 아니라 알아감입니다. 이 땅에서 내게 맡기신 가정과 사역에 충성되이 섬기고, 그 속에서 하나님을 알아감이 깊어지는 것이죠. 이것이 신앙인의 역사이고, 고백 일 것입니다. 그 역사의 현장에 HOF라는 공동체로 우리를 연결시켜 주시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이 되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왜냐면, 하나님의 열심과 흔적들이 바로 저와 여러분들을 통해서 이루어 가시니까요.
정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