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의 상급
이번 목회자칼럼은 지난 3월 가사원 홈페이지를 통해서 북미 가사원장이신 김인기목사님께서 올리신 글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희교회 상황에 맞고, 저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선배목회자의 내용인 것같아서 내용을 그대로 실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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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교회라면 누구나 자주 경험하는 일이겠지만 한인들이 적은 올랜도에서 목회하면서 헤어짐의 아쉬움을 늘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4-5년 주기로 거의 모든 성도들이 바뀌는 학원 지역의 목회자님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물론 예수님 모르던 청년이 대학교에 공부하러 왔다가 예수님을 만나 그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현장에 사역자로 쓰임을 받는다는 것이야말로 하나님 계산법으로 볼 때 엄청난 상급이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나마 올랜도에서도 우리 교회에서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가는 분들을 축복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또 다른 하나님의 자녀를 만들려는 섬김의 삶을 연습하다가 헤어지기 때문입니다.
은퇴가 가까이 다가올 무렵, 새벽마다 기도하던 온 교회 식구들의 이름과 자녀들 중에는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떠날 때마다, 식사도 하고 축복해서 보내드리기는 했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컸습니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신앙의 열매를 함께 보며 오래 같이 살고 싶은 아쉬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교사를 파송하듯, 어디를 가든 하나님 나라를 자신이 살고, 동시에 남에게도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헤어진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곤 했습니다.
이사하신 가정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자신이 신앙을 키우던 공동체(목장)를 그리워하더라는 것입니다. 만나면 목장식구들의 안부를 묻고 동시에 현재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해 행복한 은혜와 현실의 갈등을 표현하고.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같이 삶을 나누는 연습이 잘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재미나 학연, 지연 등으로 만난 관계는 그 자리를 떠나면 곧 희미해지지만, 영적으로 함께 살던 관계는 영원한 천국까지 가져갈 관계이기에 그런 그리움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가정교회 목장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분들은 세계 어느 곳에 가든지 가정교회를 찾는 일이 가정교회 사역원 웹사이트에 자주 올라옵니다,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신 분들도 새로 정착하는 지역에서 섬길 교회를 찾아 올랜도에서 배운 신앙의 길을 가려고 애를 쓰십니다. 사랑을 주고 받으며 영혼을 섬겼던 체험들을 계속하고 싶은 영적 목마름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목회자 세미나와 평신도 세미나에 오셨던 분들을 민박과 라이드로 섬기며 아름다운 관계가 만들어져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내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컨퍼런스에서 만나기도 하고 이런 저런 기회에 반가운 만남의 기회도 가집니다. 한번 사는 인생에 자기 혼자 사는 것 같은 외로움과 허무에 시달리는 영혼들이 많은데 우리는 가정교회를 만나 인간관계를 넘어서는 영적인 관계를 만들며, 상급의 열매까지 바라보니 만나도 반갑고 헤어짐도 의미 있는 인생을 살게 된 사실에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가정교회가 없는 지역에서는 자신이 목장을 만들어 영혼구원의 열매를 그 교회 목회자와 그 교회 식구들에게 보여 줌으로 가정교회를 모르던 목회자와 교회의 영성을 바꾸어가는 평신도 사역자들의 간증을 들을 때마다 헤어짐에 대한 위로가 넘치곤 합니다. 헤어지는 아픔을 오히려 하나님 나라의 사역자를 길러 파송한다는 뿌듯함으로 이겨나가는 가정교회가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