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다보니까 유투브영상도 그런 영상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달리기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나 내용들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영상을 보고, 그 방식대로 해보려고 나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1km, 2km로 시작했다가 지난주는 12km를 달렸습니다. 달리면서 마라톤과 신앙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누고 싶습니다.
마라톤은 한계가 있습니다. 세계최고 기록자중에 잘 알려진 사람은 케냐선수 엘리우드 킵초게입니다. 2시간 1분의 기록자입니다. 한국의 최고 기록자는 이봉주선수의 2시간 7분입니다. 마라톤은 2시간의 벽을 깨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계속 연습하면 시간은 점점 단축되고 성장하지만, 어느정도 되면 인간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마라톤의 주체는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은 할 수 있지만, 노력해도 되지 않는 벽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선의 노력으로 목표를 이루는 모습은 참 멋있고 감동이지만, 더 나은 감동을 찾습니다.
신앙도 어쩌면 마라톤과 비슷합니다. 내가 노력해야하고, 당장 3km, 5km 때 좋은 결과가 나왔다가 끝이 아닙니다. 아직도 42km를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성적이 좋지 않다고 나쁘다고도 말할수 없습니다. 나중에 더 좋은 성적으로 바뀔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한 사람의 신앙을 보면서 ‘좋다, 나쁘다’고 속단 할 수 없습니다. 신앙은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남아있고, 하나님이 변화시켜가실 많은 은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헌신과 수고가 있어야 성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마라톤 선수와 같이 내 노력으로 한다면 그가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고 해도 2시간의 벽을 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고 신앙 생활 할때에, 세상에서도 해석하지 못하는 경험과 기적들을 경험합니다. 나에게는 한계가 있지만, 하나님에게는 한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앙 생활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성장을 위한 연습과 수고는 내가 해야합니다. 그러나, 마라톤과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내가 노력을 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에게 달려 가는 것입니다. 하루를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고, 오늘의 만나는 사람과 일정을 하나님께 묻고 나아갈때에 거기에서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혜와 상황을 만나게 하시니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나 혼자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하는 신앙의 마라톤을 달리고 싶습니다.
정목사
저희집 근처에 있는 강가로 달리기하러 가기 전에 자동차정비소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을 지나가다 보면 창문 틈 위에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항상 음악 소리가 나옵니다. 운동하러 갈 때 클래식 음악입니다. 그런데 돌아갈 때는 팝송입니다. 어떤 때는 한국 음악같은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한 번은 누가 노래를 듣고 있는가 궁금해서 창문 안으로 들여다보면 일하는 사람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스피커는 그것과 상관없이 오늘도 열심히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면서 한가지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음악 소리를 틀어놓는 것은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지루해서 그렇기도 하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무슨 음악이 나오든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일합니다. 듣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일하고 음악 장르하고도 어울리지 않기도 합니다. 음악과 일은 그들에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말씀과 기도로 만들어가는 영성이 그런 것 같습니다. 말씀을 볼 때마다 은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지루하고 어떤 때는 감동입니다. 어떤 때는 기도가 깊이가 있고, 어떤 때는 졸면서 기도합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다양하게 다가오는 일상 속에서 나를 살게 해주고 움직이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지루하게 읽던 그 말씀에서 지혜를 얻습니다. 그분들이 정비소에서 일하다가 순간순간 들려지는 음악 소리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듯이, 바쁜 일상에서 불쑥불쑥 떠오르는 말씀 때문에 감사가 있고 찬송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내 삶은 힘을 얻습니다.
일상에서 녹아든 티가 나지 않는 말씀과 기도이지만, 그것이 나를 살게 합니다. 자동차를 수리하다가 임윤찬의 쇼팽을 들으면서 하늘을 보고 숨을 돌리듯이, 힘든 상황에 싸여있다가 느닷없이 떠 오르는 말씀 한 구절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이겨지고 헤쳐나가는 힘이 되게 합니다. 말씀을 보고 기도한다고 늘 충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 삶에 일상이 되니까, 순간순간 충돌 속에서 스펀지 역할을 하고, 바쁨 속에서 여유가 되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 분별력으로 찾아옵니다. 말씀과 기도로 동행하는 일상의 영성이, 오늘도 나를 달리게 만들어 줍니다.